처음 부동산 계약을 준비할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등기부등본을 받아들고 그 안에 적힌 내용을 하나하나 해석해보려 할 때였어요.

한글로 쓰여 있는데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중요한 건 뭔지 감도 안 오더라고요😣😣. 이름만 들어도 복잡한 ‘갑구’, ‘을구’ 같은 용어에, 근저당이나 소유권 변경 같은 낯선 문구까지.

아마 여러분도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실제 등기부등본 예시를 통해 여러 주택 유형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꼭 확인해야 할 항목은 어떤 건지 하나씩 풀어보려 해요.

등기부등본이 보여주는 것

등기부등본은 말 그대로 부동산의 ‘역사' 같은 서류예요.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이전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또 지금 담보로 잡혀 있는 채권은 있는지 등등 부동산의 상태를 파악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서죠.

크게 보면 표제부, 갑구, 을구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각각은 건물의 기본 정보, 소유권 관련 이력, 그리고 권리 관계(저당권, 전세권 등)를 보여줘요.

표제부: 건축물의 기본 정보

표제부는 해당 부동산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면적은 얼마나 되는지, 몇 층짜리 건물인지 등 기본적인 물리적 정보를 담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보는 주소 외에도 ‘대지권 비율’이나 ‘구조’, ‘용도’ 등이 기재되는데, 이를 통해 집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위법 건축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표제부에 5층 건물로 등록돼 있는데 중개사가 “이 집은 6층입니다”라고 설명한다면, 허가받지 않은 불법 증축 가능성을 의심해야 해요. 위법 건축물은 철거나 명령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에요.

갑구: 소유권과 관련된 정보

갑구는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소유권이 언제 어떻게 이전됐는지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는 곳이에요. 소유자가 여러 명이라면 계약서에 모든 소유자의 동의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계약 전 이 부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또 소유권 이전 이력과 함께 가압류나 경매 개시 같은 정보도 함께 들어가므로, 과거 거래 이력도 체크할 수 있어요.

갑구 안에는 ‘순위번호’, ‘등기목적’, ‘접수일자’, ‘등기원인’ 등의 항목이 있고, 이를 통해 소유권이 어떻게, 어떤 사유로 바뀌었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예컨대 ‘매매’, ‘상속’, ‘경매 낙찰’ 같은 원인이 적혀 있을 수 있고, 거래 시점이나 접수 순서도 눈여겨봐야 해요. 특히 접수일자보다 선순위 권리가 있는 경우엔 계약에 주의가 필요해요.

을구: 담보나 권리 제한 정보

을구는 해당 부동산에 채권이 얹혀 있는지, 다시 말해 ‘빚이 있는 집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에요. 흔히 근저당권, 전세권, 지상권, 임차권 설정 등 제3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 기록돼요. 이곳에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선 근저당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계약 전 반드시 을구에서 근저당권 설정 시기, 금액, 채권최고액 등을 확인하고, 자신의 보증금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권리가 없는지를 따져봐야 해요. 특히 보증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보험사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기도 해요.

주택 유형별로 달라지는 특징

같은 등기부등본이라도 주택 유형에 따라 읽는 포인트가 조금씩 달라요. 예를 들어 아파트, 오피스텔은 단일 세대에 대한 등기가 대부분이라 구조가 단순해요. 소유권과 저당권만 확인하면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쉬운 편이죠.

반면 다가구주택은 조금 복잡해요. 건물 전체가 하나의 등기부로 관리되기 때문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호수별 정보는 등기부에 나오지 않아요. 이럴 땐 실제 임대차 관계를 따로 확인해야 하고, 근저당이 잡혀 있으면 그 위험이 전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등기부등본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담긴 정보는 계약의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들이에요. 그냥 한 번 보고 넘어가기보단, 주택 유형에 따라 확인할 포인트를 다르게 가져가는 게 중요해요.

등기부등본을 처음 접할 땐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세이프홈즈의 리포트를 활용하면 훨씬 간편하고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어요. 전세사기 위험, 근저당권 선순위 여부, 보증보험 가입 가능성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주기 때문에, 계약 전에 미리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 든든한 도구가 되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