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세집 곰팡이 문제로 계약해지 가능한 조건과 진행 방법
장마철만 되면 창틀과 벽지에 까맣게 피어나는 곰팡이🦠, 아무리 닦아내도 소용없어 골머리를 앓고 계신가요?
단순히 보기 흉한 것을 넘어, 호흡기 건강까지 위협하는 곰팡이 문제는 임차인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가 청소를 잘못해서 그런가’ 자책하며 참고 지내지만, 만약 그 곰팡이의 원인이 건물 자체의 문제라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강력하게 수리를 요구하고, 심지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 정당한 법적 권리를 가집니다.
계약 해지의 법적 근거, 임대인의 수선의무
임차인이 곰팡이 문제로 계약 해지를 주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적 근거는 바로 임대인의 ‘수선의무’입니다.
우리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집주인은 세입자가 계약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집의 상태를 유지·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뜻이죠.
만약 건물의 단열 문제로 인한 심각한 결로, 외벽의 균열이나 누수 등으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하여 도저히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이는 임대인이 자신의 수선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임차인은 이를 근거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곰팡이가 계약 해지 사유는 아니에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곰팡이가 임대인의 책임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곰팡이의 발생 원인에 따라 책임 소재가 명확하게 갈립니다.
임대인(집주인) 책임인 경우
건물 외벽의 균열로 인한 누수, 배관 문제, 단열 시공 불량으로 인한 심각한 결로 등 건물 자체의 구조적인 하자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이런 하자는 임차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명백히 임대인의 수선 책임 범위에 속합니다.
임차인(세입자) 책임인 경우
임차인이 생활하면서 환기를 자주 시키지 않거나, 화장실 사용 후 제대로 건조하지 않거나, 실내에 빨래를 자주 널어 습도 관리에 소홀하여 발생한 생활 습기성 곰팡이는 임차인의 관리 부주의로 봅니다. 이 경우에는 임대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계약 해지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곰팡이가 건물 자체의 하자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곰팡이로 계약 해지를 위한 4단계 진행 방법
임대인의 책임으로 발생한 곰팡이 문제로 계약 해지를 원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와 같은 법적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단계. 증거 수집하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곰팡이가 발생한 위치와 범위를 날짜가 나오게 여러 각도에서 사진과 동영상으로 꼼꼼하게 촬영해두세요. 또한, 곰팡이 때문에 옷이나 가구가 손상되었다면 그 피해 상황도 함께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2단계.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구하기
수집한 증거와 함께, 임대인에게 문자 메시지나 통화 녹음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곰팡이 문제를 알리고 명확하게 수리를 요청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임대인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먼저 주어야 합니다.
3단계. 내용증명 발송하기
임대인이 수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차일피일 미룬다면, 최후통첩의 의미로 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에는 곰팡이 발생 사실, 수리 요청 내용, 그리고 ‘언제까지 수리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을 사유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기재합니다.
4단계. 계약 해지 통보 및 보증금 반환 청구
내용증명 발송 후에도 임대인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때 비로소 임차인은 계약 해지를 정식으로 통보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한다면,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결국 곰팡이와의 전쟁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환경의 집을 처음부터 피하는 것입니다. 계약 전 집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잠재된 하자까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