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 직장 파견, 학업 등 다양한 이유로 몇 달만 거주할 ‘단기임대’ 주택을 찾고 계신가요?

급하게 집을 구하는 만큼, 계약 과정을 소홀히 하거나 법적 보호 장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보증금이 없는 ‘깔세’의 경우, 안전하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위험이 숨어있습니다. 보증금이 있는 일반 단기월세부터 보증금이 없는 깔세까지, 단기임대 계약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주의사항을 알려드릴게요.

계약 기간이 짧아도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하세요

“몇 달만 살 건데, 굳이 복잡하게 계약서까지 써야 하나요?”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단 하루를 계약하더라도, 임대차 기간, 보증금 및 월세 금액, 임대인과 임차인의 인적사항, 그리고 하자보수 책임 등이 명시된 서면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구두 계약은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며, 나의 권리를 증명할 유일한 수단은 계약서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일반 단기월세’ 계약 시 유의사항

일반적인 월세계약과 동일하게 보증금과 월세를 내지만, 계약 기간만 3개월, 6개월 등으로 짧게 정하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강력한 권리를 가집니다.

임차인의 2년 거주 주장 권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에 따라,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 기간은 그 기간을 2년으로 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조항이 임차인에게만 선택권을 준다는 것입니다. 즉, 6개월로 계약했더라도 임차인은 사정이 바뀌면 2년까지 거주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이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전입신고는 필수: 계약 기간이 짧더라도 반드시 전입신고를 해야 합니다. 전입신고를 해야만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로운 집주인에게 나의 계약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을 갖추게 되어, 갑작스러운 퇴거 요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보호 절차는 동일: 보증금 액수가 적더라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선순위 빚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증금이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등, 일반적인 보증금 보호 절차를 동일하게 거쳐야 안전합니다.

‘무보증 깔세’ 계약의 숨겨진 위험

깔세는 보증금 없이 몇 달 치의 월세를 미리 한 번에 내는 선불형 단기 계약입니다.

‘보증금이 없으니 떼일 돈도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로 이 점이 가장 큰 함정입니다. 깔세 계약의 위험은 보증금이 아닌, 미리 낸 월세(선불 월세)를 떼일 위험입니다.

만약 계약 기간 도중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집주인은 기존의 깔세 계약을 승계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남은 기간 동안 집에 살 권리와 이미 낸 돈을 모두 잃고 쫓겨날 수 있습니다. 보증금처럼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선불로 낸 돈을 돌려받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집주인이 돈을 미리 다 받았기 때문에, 보일러 고장 등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해도 이를 나 몰라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단기임대 계약의 공통된 핵심, 등기부등본 확인

결국 어떤 형태의 단기임대 계약이든,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장치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통해 실제 소유주가 맞는지, 집에 과도한 대출(근저당권)이나 압류, 가압류 등 위험한 권리가 설정되어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최소한 내가 사는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집이 경매에 넘어갈 위험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계약 기간이 얼마나 짧든, 보증금 유무와 상관없이, 내가 잠시라도 머물 집에 법적, 재정적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처럼 단기 계약의 숨겨진 위험까지 계약 전에 미리 파악하는 과정이야말로 내 보증금을 지키는 제일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