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계약서에 없는 렌트 물품, 무조건 인수해야 할까?

한 줄 답변

권리금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렌트 물품은 인수할 의무가 없습니다. 권리금은 영업 가치에 대한 대가이며, 개별 물품의 승계는 계약서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만 효력이 발생합니다. 양도인이 인수를 주장하더라도 계약서에 근거가 없다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들 권리금 주면 다 떠안는 줄 아는데, 아닙니다

상가 영업을 양수할 때 많은 분들이 ‘권리금을 지급하면 기존 가게의 모든 것을 그대로 넘겨받는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특히 권리금 계약서에 서명하고 난 뒤, 기존 임차인(양도인)이 “원래 커피 머신, 제빙기 같은 렌트 물품도 다 인수하는 게 관행”이라고 말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에는 분명 ‘영업시설 및 비품 일체’라고만 되어 있는데, 매달 비용이 나가는 렌트 계약까지 떠안아야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채무나 계약까지 인수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권리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업 가치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개별적인 물품이나 계약의 승계 여부는 별개의 합의 사항입니다. ‘관행’이라는 말에 휘둘려 불필요한 부담을 질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에서 정한 권리금의 범위와 계약서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만약 양도인이 구두로만 인수 의무를 주장한다면, 이는 계약의 범위를 넘어서는 요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과 계약서에 근거하여 차분하게 협의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법에서 말하는 권리금이란?

권리금 분쟁을 피하려면 먼저 법에서 정의하는 권리금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에 따르면 권리금은 단순히 ‘시설비’가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권리금의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영업시설·비품

    냉장고, 주방기기, 테이블, 의자, 인테리어 등 유형의 재산

  •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단골손님, 공급처, 브랜드 인지도, 운영 방식 등 무형의 재산

  •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흔히 ‘바닥권리금’이라고 불리는, 상권과 입지가 주는 무형의 가치

이처럼 권리금은 유형 자산과 무형 자산을 모두 포함하는 대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렌트 물품은 양도인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렌트 물품은 렌트 회사의 소유이며, 양도인은 매달 사용료를 내고 빌려 쓰는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양도인이 자신의 소유가 아닌 물품의 ‘사용 계약’까지 양수인에게 넘기려면, 이는 권리금과는 별개로 양수인의 명확한 동의와 합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상가 권리금의 구성 요소를 설명하는 다이어그램
권리금은 시설, 고객, 노하우, 위치 등 유형·무형의 가치를 모두 포함합니다.

권리금 계약서에 적힌 '비품'의 범위

분쟁의 핵심은 보통 권리금 계약서에 기재된 ‘영업시설 및 비품 일체’라는 문구의 해석입니다. 양도인은 이 문구에 렌트 물품도 포함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비품’은 양도인이 소유권을 가진 물품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렌트 물품은 양도인의 소유가 아니므로, 이 조항에 자동으로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계약 시점에 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면, ‘영업시설 및 비품 목록’을 별지로 상세하게 작성하여 계약서에 첨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이 목록에 각 물품의 소유권이 양도인에게 있는지, 혹은 렌트나 리스 계약이 연결되어 있는지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만약 렌트 물품을 승계하기로 합의했다면, 해당 물품명, 월 렌트 비용, 계약 기간, 위약금 조건 등을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구체적인 목록이나 특약이 없다면, ‘비품 일체’라는 포괄적인 문구만으로 렌트 계약의 승계 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양도인이 입증해야 할 부분이며, 양수인은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이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렌트 물품, 인수 거절할 수 있을까?

네, 거절할 수 있습니다. 권리금 계약서에 렌트 물품 승계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양수인은 해당 물품의 인수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단계로 대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계약서 내용 재확인

    먼저 작성한 권리금 계약서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세요. 본 계약 내용, 특약사항, 별지 목록 어디에도 렌트 물품 인수에 대한 조항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 인수 거부 의사 명확히 전달

    양도인에게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없음을 근거로 렌트 물품을 인수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하고 정중하게 전달합니다. 구두로만 진행하기보다 문자나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의사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 양도인의 처리 책임 요구

    해당 렌트 물품은 양도인이 렌트 회사와 직접 계약을 해지하거나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알립니다. 명의 변경 전이라면 양도인이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한 위약금 등을 부담하고 물품을 반납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 필요 시, 조건부 인수 협의

    만약 해당 렌트 물품이 영업에 꼭 필요하고 조건도 나쁘지 않다면, 인수를 아예 거절하는 대신 새로운 조건을 협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은 렌트 기간 동안의 비용 일부를 양도인이 지원해 주거나 권리금에서 해당 금액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도 반드시 추가 합의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에 없는 의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권리금 거래는 큰 금액이 오가는 중요한 계약인 만큼, 모든 조건은 애매한 관행이 아닌 명확한 서류에 근거해야 합니다. 권리금 자체에 대한 협상도 중요하지만, 그 권리금을 주고 내가 무엇을 넘겨받는 것인지, 추가적인 부담은 없는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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