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재계약, 새로 생긴 근저당보다 내 보증금이 우선일까요?

한 줄 답변

전세 재계약 시 기존 보증금의 순위는 유지되지만, 증액한 보증금은 별개의 순위를 가집니다. 만약 첫 계약과 재계약 사이에 근저당권이 새로 설정되었다면, 증액 보증금은 그 근저당권보다 후순위로 밀려나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순위가 밀리는 순간

첫 전세계약 당시에는 깨끗했던 등기부등본. 하지만 2년 뒤 재계약 시점에 등기부를 다시 확인해 보니, 나도 모르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임차인들이 '나는 원래 살고 있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보증금 회수 순서가 뒤바뀌는 위험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24년 9월, 보증금 5억 4천만 원에 근저당권 없는 집에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대항력을 갖췄습니다. 1년 뒤인 2025년 9월, 집주인이 바뀌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채권최고액 4억 4천만 원의 근저당권이 등기부에 설정되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9월,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2,700만 원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이 경우, 각 권리의 순위는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계약서에 쓴 순서가 아니라, 각 권리가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된 날짜(접수일)를 기준으로 순위가 정해집니다. 따라서 기존 보증금, 근저당권, 증액 보증금은 각각 다른 순위를 갖게 됩니다.

실제 권리 순서와 위험

이 경우 실제 배당 순서는 1순위: 기존 보증금 5억 4천만 원 → 2순위: 근저당권 4억 4천만 원 → 3순위: 증액 보증금 2,700만 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매각 대금이 10억 원이라면, 1순위와 2순위에게 배당되고 나면 남는 금액이 거의 없어 3순위인 증액 보증금 2,700만 원은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단위 : 억원 · 시장 참고가 10억 기준 (가정)
예상 경매 낙찰가 7.5억
합계 10.51억
  • 기존 보증금 · 근저당
  • 증액 보증금
  • 경매비용

재계약 시 보증금 순위, 어떻게 봐야 할까?

전세 재계약 시 보증금 순위를 판단하려면 먼저 '계약'의 법적 성격을 이해해야 합니다. 계약은 단순히 서류 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의사표시가 합치되어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입니다. 재계약 역시 새로운 합의이므로, 그 내용에 따라 법적 효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전세 재계약도 '계약'이다 — 민법이 보는 계약의 성립 요건

민법상 계약은 청약과 승낙이라는 두 의사표시가 합치하면 성립합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2,700만 원 올려 재계약합시다'라고 청약하고, 임차인이 '좋습니다'라고 승낙하면 새로운 계약 조건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순위채권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 작성하는 재계약서 역시 법적 효력을 갖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단순히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형식적인 절차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2. 갱신청구권 행사와 재계약, 계약서에 뭐라고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합의하여 새로운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경우는 법적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는 것이 원칙이므로(보증금 5% 이내 증감 제외),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증액과 같이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지는 재계약은 사실상 새로운 계약의 성격을 가질 수 있어, 증액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순위 판단이 필요합니다.

계약서에 '계약갱신요구권에 의한 갱신 계약임'이라는 문구를 넣는 것은 양 당사자의 의사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문구 하나만으로 중간에 설정된 근저당권보다 증액 보증금의 순위가 앞선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증액분에 대한 확정일자를 새로 받는 시점입니다.

증액 계약서에 새로 받은 확정일자는 그 날짜를 기준으로 우선변제권 순위가 정해집니다.

3. 1순위·2순위·3순위, 계약서 문구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권리의 우선순위는 계약서에 '1순위', '2순위'라고 적는다고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등기부에 기재되는 권리(근저당권 등)는 '접수일', 임차인의 우선변제권(보증금)은 '확정일자'와 '대항요건(전입신고+점유)'을 모두 갖춘 날짜를 기준으로 법원에서 판단합니다. 따라서 질문의 경우처럼 1순위(기존 보증금), 2순위(근저당권), 3순위(증액 보증금)로 순서가 배열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각 권리가 효력을 발생시킨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4. 숫자로 짚어보기 — 보증금 5억4천, 근저당 4억4천, 증액 2700만원은 각각 무엇을 의미하나

각 숫자는 독립된 권리 금액을 의미합니다. 5억 4천만 원은 최초 계약 시 확보한 우선변제권의 대상 금액입니다. 4억 4천만 원은 은행이 집을 담보로 설정한 채권최고액으로, 실제 대출 원금보다 120~130% 높게 설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2,700만 원은 재계약 시 새로 발생한 보증금 채권으로, 이 금액에 대한 우선변제권은 증액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새로 받은 날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권리는 각각 다른 날짜에 효력이 발생한 별개의 권리로 취급됩니다.

등기부등본 을구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과 접수일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계약서에 갱신청구권을 넣기 전에 확인이 필요한 것들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신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그동안 새로운 권리 변동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집주인이 바뀌었거나, 근저당권, 가압류 등 새로운 등기가 생겼다면 보증금 증액에 신중해야 합니다. 증액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증액분이 후순위로 밀려나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안심등기에서는 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의 합계가 확인된 주택 시세를 초과하면, 해당 계약의 「시세 대비 보증금」 기준을 진행제한 상태로 판단합니다.

이는 주택이 매각되거나 경매·공매로 처분될 경우 선순위권자에게 먼저 배당한 뒤 내 보증금을 충분히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안심등기는 사용자에게 보증금과 계약 조건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하면 보증금 조정이나 다른 매물과의 비교를 진행하도록 안내합니다. 

또한 안심등기는 발급 시점의 진행제한 판단 결과와 시세·채권 구조를 위변조가 어려운 형태로 기록합니다. 이후 근저당권 설정이나 시세 정보 변경 등 변동이 확인되면, 계약금·잔금 지급 또는 입주 전 변경된 조건을 기준으로 재평가할 수 있습니다.

재계약 시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

재계약 시점에 새로운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보증금 증액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증액을 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별도 계약서 작성 및 확정일자 받기

    기존 계약서는 그대로 두고, 증액분(2,700만 원)에 대해서만 별도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기존 보증금(5억 4천만 원)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증액분에 대해서만 새로운 순위의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 하나의 계약서로 작성 시 특약 명시

    만약 전체 보증금(5억 6,700만 원)으로 계약서를 새로 쓴다면, 반드시 특약사항에 '본 계약은 기존 계약(보증금 5억 4천만 원, 확정일자 OOOO년 OO월 OO일)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증액분 2,700만 원에 대해서만 새로운 확정일자의 효력이 발생함'과 같이 기존 권리관계를 명확히 기재해야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임대인에게 근저당권 감액 또는 말소 요구

    가장 안전한 방법은 재계약 조건으로 임대인에게 근저당권의 일부 감액이나 말소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증액하는 보증금만큼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여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안심등기로 최종 위험 점검

    재계약 직전, 변경된 보증금과 최신 등기부등본을 기준으로 안심등기를 발급받아 전체적인 위험도를 최종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심등기는 보증금 합계와 선순위채권이 주택의 예상 회수 가치를 초과하는지 분석하여 진행 가능, 조치 후 진행, 진행 제한 상태로 명확히 알려주므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재계약, 이대로 해도 괜찮을까? 내 보증금 순위 확인하기

계약 가능 상태 확인하기

판단 근거 및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