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원상복구·철거 범위, 계약서에 특약이 없으면 어디까지 해야 하나

한 줄 답변

계약서에 ‘원상복구’라고만 명시된 경우, 임차인이 직접 설치한 시설에 대해서만 복구 의무를 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임차인의 시설까지 철거할 의무는 원칙적으로 없지만, 계약 당시 시설 인수 범위와 조건에 대한 합의 내용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권리금 주고 인테리어 넘겨받았는데, 왜 철거 얘기가 나오나

상가 계약 시 새로운 세입자가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고 인테리어와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시설을 그대로 넘긴다’는 구두 합의를 믿고 계약을 진행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분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될 때, 임대인이 ‘계약서상 원상복구 조항’을 근거로 기존 시설물 전체의 철거를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건물의 가치를 보존하고 다음 임차인을 원활하게 구하기 위해 최초의 공실 상태로 되돌려 놓기를 원할 수 있습니다. 반면 권리금을 지급한 현 임차인은 자신이 설치하지도 않은 시설까지 철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특히 권리금 계약 과정에서 철거 책임에 대한 명확한 합의나 특약이 없었다면, 각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감정적인 다툼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누가 맞느냐’의 차원을 넘어, 계약 당시 서로의 의사와 합의 내용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기존 인테리어가 철거되고 텅 빈 상가 내부 모습
권리금 계약 시 철거 범위에 대한 합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위 사진처럼 완전 철거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두고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상복구 분쟁,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임대인이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을 근거로 완전 철거를 요구할 때,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여러 판례를 통해 원상복구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분쟁이 발생했다면 다음 기준들을 중심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계약서에 '원상복구'만 있고 특약이 없다면?

계약서에 단지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은 목적물을 원상으로 회복하여 반환한다’는 문구만 있다면, 이는 임차인이 임차 받았을 당시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임차인이 직접 목적물을 변경하거나 시설을 추가한 부분에 한정하여 복구 의무를 지게 됩니다. 따라서 전임차인으로부터 인수한 시설은 현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철거 의무가 없다고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2. 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내가 철거해야 하나?

이것이 가장 큰 쟁점입니다. 판례에 따르면, 현 임차인이 전임차인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하면서 그 지위까지 승계하기로 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전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까지 철거할 의무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운영하던 전임차인의 주방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여 사용했다면, 계약 종료 시 그 주방 시설의 철거 책임은 원칙적으로 현 임차인에게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현 임차인이 임대인과 ‘전임차인의 시설물에 대한 철거 의무까지 인수한다’는 내용의 합의나 특약을 맺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가 누구이며,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3. 철거 범위를 특약에 안 넣고 권리금만 주고받으면 생기는 문제

권리금 계약은 임대인, 전임차인, 현임차인 3자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분쟁의 소지가 큽니다. 특히 철거 범위에 대한 명확한 특약 없이 권리금만 주고받고 시설을 인수했다면, 계약 종료 시점에서 각자의 기억과 주장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전임차인은 ‘시설 일체를 넘겼으니 책임도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임대인은 ‘계약서대로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현 임차인은 ‘내가 설치한 것만 책임지겠다’고 맞서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권리금 계약 시, 인수하는 시설물의 목록과 상태를 명확히 하고,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범위와 책임 주체를 반드시 서면(특약)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 별도의 특약이 없는 경우

    임차인은 자신이 설치한 시설에 대해서만 원상복구 의무를 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법원 90다카12035 판결 등)

  • 시설을 개조·변경한 경우

    전임차인의 시설을 일부 변경하거나 추가 시설을 설치했다면, 그 변경된 부분에 대한 복구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임대인과의 합의가 있었던 경우

    계약 당시 임대인에게 ‘전임차인의 시설까지 모두 책임지겠다’고 합의했다면, 그 합의 내용에 따라 철거 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분쟁 해결의 핵심: 다음 영업 가능성 확인

원상복구 범위에 대한 다툼이 시작되면, 감정적으로 대립하기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다음 임차인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여 영업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약 다음 임차인도 같은 업종으로 영업을 이어간다면, 굳이 멀쩡한 시설을 철거할 필요가 없어 임대인도 무리한 철거 요구를 거두어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만약 기존 시설로는 다음 임차인이 계획하는 업종의 인허가를 받을 수 없거나, 건축물 용도 자체가 맞지 않는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 경우 임대인은 어쩔 수 없이 철거를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음식점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다음 임차인이 학원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건축물 용도변경, 소방 시설 기준, 교육환경보호구역 저촉 여부 등 완전히 다른 기준이 적용됩니다. 기존 시설이 다음 영업에 걸림돌이 된다면, 원상복구 논의는 불가피해지는 것입니다.

결국 원상복구 분쟁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철거 비용을 내는가’가 아니라, ‘해당 공간의 현재 상태가 다음 영업 목적에 부합하는가’에 달려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다음 임차인의 영업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협상의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심등기에서는 주소, 보증금, 그리고 계획 중인 업종 세 가지만 입력하면, 해당 주소의 건축물 용도와 입지 규제, 업종별 인허가 요건을 분석하여 영업 가능 여부를 미리 판단해 드립니다. 철거 여부를 다투기 전에, 넘겨받거나 넘겨줄 시설이 다음 영업에 적합한지 10초 만에 확인해 보세요. 이 작은 확인 하나가 불필요한 분쟁과 비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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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근거 및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