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원룸에서 같이 살면 전대?  

'숙박 제공' 확인서,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한 줄 답변

단순히 동거인을 위해 '거주/숙소제공 확인서'를 작성하는 행위만으로는 전대차 계약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전대 해당 여부는 그 서류가 아니라, 임대인과 맺은 원래의 임대차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숙박 제공, 왜 다들 전대부터 걱정할까

비자 발급 등을 위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거주/숙소제공 확인서' 같은 서류를 작성하게 되는데, 많은 임차인들이 덜컥 겁부터 먹습니다. '혹시 이게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가 되어 계약 위반으로 보증금을 떼이거나 쫓겨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입니다. 임차인이 자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세를 주는 '전대차'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숙박 제공 확인서를 써주는 것과 전대차 계약은 다릅니다. 전대차는 임차인이 새로운 임대인이 되어 동거인과 별도의 임대차 계약을 맺고 월세 등 대가를 받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반면 대가 없이 함께 사는 단순 동거는 전대차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원의 시각입니다. 따라서 확인서 작성 자체만으로 계약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민법 제99조제1항으로 짚어보는 기본 개념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모든 계약의 기본이 되는 '부동산'의 개념부터 짚어야 합니다. 갑자기 법 조항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개념이 왜 중요한지 알면 내 권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민법 제99조제1항은 “토지 및 그 정착물은 부동산”이라고 정의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원룸, 아파트, 오피스텔 등 모든 집은 토지 위에 정착된 건물이므로 부동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임대차 계약은 바로 이 '부동산'을 빌려 쓰는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즉, 내가 임대인과 맺은 계약의 대상은 단순한 '방'이 아니라 법적으로 보호와 규제를 받는 '부동산'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부동산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모든 규칙은 두 사람 사이의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따라야 합니다. '숙박 제공 확인서' 같은 외부 서류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갖는 계약서가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동거와 전대는 다른 이야기 — 이 자료로 확인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거주/숙소제공 확인서는 말 그대로 '이 사람이 여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목적일 뿐, 그 자체로 새로운 임대차 관계를 설정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임차인이 임차주택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거주하며 생활하는 것을 임차권의 양도나 전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동거인이 임차인에게 월세나 보증금 같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이는 임대인의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 주신 내용만으로는 다음 사실까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확인 가능한 것

    여자친구와 함께 사는 것은 단순 동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거주/숙소제공 확인서' 작성만으로 전대차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확인 불가능한 것

    하지만 이것이 임대차계약 위반이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만약 원래의 임대차계약서에 '계약자 외 동거인 거주 금지' 또는 '동거인 추가 시 임대인의 사전 서면 동의 필요' 같은 특약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거주/숙소제공 확인서, 여기서 답할 수 없는 부분

결론적으로, '거주/숙소제공 확인서'라는 서류의 제목이나 내용만으로는 어떤 법적 관계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서류는 비자 발급 심사를 위한 참고 자료일 뿐, 임대차 관계를 규율하는 문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심등기 역시 이 서류만으로는 전대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전대차인지, 계약 위반인지를 판단하려면 결국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약속, 즉 임대차계약서 원본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계약서를 봐야 아는 것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가 도장 찍은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꺼내보는 것입니다. 특히 다음 두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임차권의 양도 및 전대 금지 조항

    대부분의 표준임대차계약서에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이나 주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전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 조항의 해석이 핵심입니다.

  • 특약사항

    계약 당시 '1인 거주 조건'이나 '동거인 추가 시 통보 의무' 등 특별히 합의한 내용이 특약사항에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관련 특약이 있다면, 임대인에게 미리 동거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동거가 계약 위반이 될지 걱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바로 '이 집이 애초에 내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집인가?' 하는 점입니다. 전대 여부와는 별개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집주인이 바뀌거나, 새로운 압류나 근저당이 생겨 보증금 회수 순위가 밀려났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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